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에 가입한 펀드가 반토막으로 유명한 미차솔을 비롯해 9개나 있었다. 사실 펀드가 어떤 건지도 잘 모르고,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당연히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가입했는데, 모조리 마이너스가 돼버려서 완전 멘붕.
뭘 모르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손실을 보고 환매하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돼서 원금이 회복되기까지 무작정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최소 8년에서 현재 14년째까지 존버했다. 귀차니즘 탓에 계좌 확인은 어쩌다 한번씩만 했는데, 그 귀차니즘 덕에 스트레스를 덜 받고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존버를 해보니, 약 10년의 기간 동안 원금이 회복되는 구간이 대개 1회 이상은 오더라. 미차솔 말고 8년을 존버한 다른 중국 펀드는 돈이 필요해서 마이너스인 채로 환매했는데, 이것도 2년만 더 버텼으면 미차솔처럼 플러스로 전환됐을 것 같아 아쉽. 또, 원금이 회복된 구간에서 조금만 더, 더! 하면서 환매를 안 하다가 다시 마이너스 늪에 한동안 빠지기도 했고, 돈이 펀드에 묶여 있어 대출을 받느라 이자를 꽤 지불하는 경험도 했다. 휴-.
세상에 다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더니 기나긴 펀드 존버 경험이 주식을 시작하고서 꽤 도움이 된다. 일단 마이너스를 봐도 충격이 덜하고. 기다리면 원금이 회복될 확률이 높다는 걸 겪어봤기에 견디기가 그나마 수월하고. 너무 욕심내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는 것도 겪어봤기에 수익이 나면 적당히 만족하자는 마인드도 되새기게 된다. 또, 투자는 여윳돈으로만 하자는 것도. 앞으로도 주식을 하면서 존버 정신, 장기투자 마인드가 흔들릴 때마다 펀드 존버 결과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펀드 | 보유 기간 | 원금 회복기 | (기록이 남은) 최저 수익률 |
현재(환매) 수익률 |
A - 국내 펀드 | 14년 보유중 | 3회 | -39% | 33% |
B - 동유럽 펀드 | 14년 보유중 | 0회 | -64% | -43% |
C - 브릭스 펀드 | 14년 보유중 | 2회 | -40% | 34% |
D - 아시아태평양 펀드 | 11년 | 1회 | -27% | 49% |
E - 국내 펀드 | 8년 | 3회 | -10% | 8% |
F - 중국 펀드 | 8년 | 0회 | -30% | -20% |
G - 국내 펀드 | 13년 | 4회 | -32% | 20% |
H - 국내 펀드 | 14년 보유중 | 4회 | -34% | 53% |
I - 미차솔 펀드 | 13년 | 2회 | -43% | 20% |